치매의 초기에는, 평소 생활하던 익숙한 환경에서는 혼자 생활이 가능하지만 자세히 면담해보면 분명한 인지장애가 있으며 일상생활에서도 장애가 생겨 혼자 예전처럼 모든 일들을 능숙하게 처리하기 어려워지기 시작합니다. 이 단계에는 가깝게 지내는 가족이나 주변인들이 환자의 변화를 확실히 인지하기 시작합니다. 또한, 당황하거나, 환경이 변하면 인지장애가 더 뚜렷해지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최근 환자에게 중요한 이벤트나 시사사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반면 옛날일들은 아직 잘 기억합니다. 최근에 누군가를 만난 것은 기억하나 당시 나눴던 대화 등 세부적인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물건 보관한 곳을 기억 못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경조사를 잊어 실수를 하고 약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 약이 남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은행업무, 금전관리 등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익숙한 물건이나 친구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대화를 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예전보다 시간개념이 저하됩니다. 지하철역 등 복잡한 곳에서 방향을 잃을 수는 있으나 익숙한 곳에서 길을 잃는 경우는 드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떨어져 실수가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설명된 증상들은 모두 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 치매초기에 나타나는 증상들이고, 평소 크게 활동이 없는 노인들의 경우 초기에는 거의 표시가 나지 않을 수도 있고, 치매의 종류에 따라서 초기부터 언어장애가 오거나 판단력이 떨어지거나 길찾기장애가 오는 경우도 있으니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 가지고 치매의 단계를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김진옥 / 대한치매학회 정보위원회

2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