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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에서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부적절한 성적 행동(inappropriate sexual behavior)은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주로 나타나며 전체 치매 환자에서 적게는 2%, 많게는 17%까지 보고되어 드물지 않은 증상입니다. 하지만 주 보호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어려워할 때가 많아 담당 의사에게도 증상이 시작된 뒤 한참 지나서야 말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적절한 성적 행동은 본인과 가족에게 많은 고통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첫 치료로는 약물 치료보다는 비약물적 치료를 권하며, 비약물적 치료는 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과 요양 시설 직원에게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설 직원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교체하거나 환자에게 자극이 될 수 있는 텔레비전 및 잡지를 보지 않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또한 주변 환경이 단조로운 경우 간식을 제공하거나 대화를 시도하고, 산책을 하게 하거나 손으로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을 주면 부적절한 성적 행동이 감소하는 것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공공 장소에서 옷을 벗거나 자위 행위를 하는 경우 지퍼가 등에 달린 옷처럼 본인이 스스로 벗을 수 없는 옷을 입게 하는 것도 제안된 바 있으나 이러한 방법은 윤리적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약물 치료로는 소규모 환자 군에서 다양한 계열의 약제들이 시도되었는데 아직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약물은 없습니다. 항우울제는 성욕을 낮추고 강박 증상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paroxetine, citalopram, clomipramine, trazodone의 효과가 증례 보고되었으나 효과가 없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항정신병제도 quetiapine, haloperidol이 부적절한 성적 행동에서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가 있으나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항경련제는 부적절한 성적 행동에 효과를 보이는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gabapentin, carbamazepine의 효과는 보고된 바 있습니다. 호르몬제는 화학적 거세라는 관점에서 치료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으나, medroxyprogesterone, cyproterone, finasteride와 같은 항남성호르몬 계열 약물의 효과가 보고된 바 있으며 부분적으로 항남성호르몬 작용을 하는 cimetidine, spironolactone, ketoconazole도 효과를 보였습니다. 또한 diesthylstilbesterol, conjugated estrogen과 같은 에스트로겐 계열 약물이나 leuprolide와 같은 생식샘자극 호르몬 방출호르몬 계열 약물도 효과가 있습니다. 항불안제로 buspirone이, 베타차단제로 propranolol, pindolol이 효과를 보인 바 있습니다.

비약물적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 약물 치료를 통해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조절하는 것은 필요하나, 치매를 앓는 환자가 주로 노인이고 다른 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부작용에 주의하며 소용량으로 시작하여 천천히 증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Reference
Riccardo De Giorgi, Hugh Series. Treatment of Inappropriate Sexual Behavior in Dementia. Curr Treat Options Neurol (2016) 18: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