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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례보고 2

광범위한 백질 변성을 보인 급속진행치매 환자의 임상적 접근

한양대병원 신경과 이상곤

일반적으로 인지장애 클리닉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느리게 진행하는 인지기능장애를 주소로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에서 비전형적인 양상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며 빠른 진행을 보이는 경우가 있어 감별진단에 유의를 요한다.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에 대한 공식적인 정의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질병 발생으로부터 1-2년 이내에 진행하며, 대개 수주에서 수개월안의 급격한 악화를 보이는 경우를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로 일컫는다.1

비가역적인 신경퇴행성 변화를 보이는 일반적인 치매와 다르게,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는 가역적이며 치료 가능한 원인을 가지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요한다.2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의 감별진단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검사는 뇌자기공명영상 촬영으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보이는 병변의 분포, 양상, 크기 및 특징적인 소견을 확인하여 감별진단에서 가장 핵심적인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저자는 빠르게 진행하는 인지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환자에서 뇌 자기공명영상 내 광범위한 백질 변성을 보여 감별진단을 시행하면서, 감별진단에 있어 핵심적인 뇌자기공명영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증례가 있어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인지기능장애에 대한 과거력이 없는 39세 남자 환자가 갑자기 진행하는 의식장애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2년전부터 지속적인 인격변화 및 이상행동을 보이며 인지기능장애가 시작되었고, 지속적으로 진행되며 내원 3개월전부터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며, 본인 위생을 챙기지 못하는 일상생활능력의 악화를 보였고, 내원 2주전 집에서 실종되면서 수일 후 길거리에서 발견되는 등의 이상증상이 보여 입원하였다. 내원 당시 환자는 외부 자극에 무관심하며 반응하지 않으며 같은 말을 반복하는 보속증 등의 탈억제 증상을 보여, 2년 이내에 빠르게 진행하는 전두엽 기능장애와 동반하는 심한 인지기능 장애로 일상생활능력의 악화를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가 의심되었다.

과거력에서 뚜렷한 이상소견은 없었고, 가족력에서 조부모의 치매와 이모의 파킨슨병이 있어 신경퇴행성 질환 가족력이 있으나 조기발생한 경우는 없었고, 외삼촌이 소아 시절부터 발생한 정신지체와 보행장애로 뇌영상 검사에서 이상이 있는 병력이 있었으나 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원 당시 환자의 생체징후는 정상범주였으며, 신체검사 역시 모두 정상이었다. 신경학적 진찰에서는 국소성 및 편측성 징후는 보이지 않았으나,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에서 4/30점, 임상치매척도(CDR)에서 4/5점으로 심한 인지기능장애를 보였다. 내원 당시 시행한 혈액검사에서는 횡문근융해가 의심되는 소견으로 근육효소(CPK)의 증가 (37634 U/L [정상범위 11-145 U/L]), 간수치(AST,ALT)의 증가 (1584/370 U/L [정상범위 0-34 U/L]), 저칼륨혈증 (2.8 mEq/L [정상범위 3.5-5.5 mEq/L]) 및 고암모니아혈증 (96 ug/dL [정상범위 16-53 ug/dL])이 있어 뇌전증 등의 경련성 질환 의심하였으나, 뇌파검사에서는 간질파는 보이지 않았고 대뇌 전반의 기능이상만 관찰되었다.

입원하여 시행한 뇌 자기공명영상(Figure 1)에서는 광범위한 백질 침범이 확인되었는데, 뇌의 전반부인 전측두엽 부위의 대칭적이며 병합하는 양상의 백질 침범과 함께 뇌량 및 U-섬유의 침범이 있었고, 병변 주변부의 가돌리늄 조영증강 소견 및 병변 내부의 제한확산 소견도 같이 확인되었다. 또한, 뇌의 감염성 질환 및 자가면역질환, 신생물딸림질환 등을 확인하기 위해 뇌척수액 검사 및 추가적인 혈액검사를 하였으나 추가검사에서도 이상소견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의 여러 감별진단들 중 뇌척수액 검사 및 혈액검사에서 이상이 보일 수 있는 감염성, 자가면역성, 신생물딸림질환 등의 원인들을 제외하고, 환자의 뇌자기공명영상(Figure 1)과 같은 이상을 보일 수 있는 혈관성, 독성/대사성, 종양성 및 신경퇴행성 뇌질환에 대해 치료 및 추가적인 검사를 진행하였다.

먼저 가역적인 원인에 의한 치매 가능성을 고려하여 경험적 치료로 5일간 스테로이드 정주(methylprednisolone 1g/day)하며 보존적치료를 하였으나, 초기에 관찰되던 횡문근융해 소견은 모두 호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인지기능장애는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이에 감별하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를 계획하였고, 이 중 대사성 질환에 대한 검사를 먼저 시행하였다. 호르몬 검사에서 레닌 활성도의 감소 (0.30 ng/ml/hr [정상수치 오전 supine 0.32ng/ml/hr, 2시간 뒤 upright 0.60ng/ml/hr]), 알도르테론의 감소 (<1.4ng/dL [정상수치 4.2-20.9ng/dL])가 있어 부신의 기능저하가 의심되었다. 이에 추가 검사로 ACTH 250mcg 정주 후 연속적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을 측정하는 ACTH 자극검사를 시행하여 정주 이전에 비해 30분 후 부신피질 호르몬의 증가 (투여 전 0.4 pg/ml → 30분 후 5.3 pg/ml) 를 확인하여 시상하부 및 뇌하수체의 기능이상 소견 보였으나, 검사 수일 전 시행한 스테로이드 투여로 인해 뇌하수체 및 시상하부의 기능 역시 억제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임상적 의미를 두긴 어려웠다.

하지만, 자기공명영상 내 보이는 백질 병변의 위치가 양측성으로 대칭적이며, 전두엽 부분의 백질을 주로 선택적으로 침범하는 등의 양상을 보이는 점을 고려하여 백질을 특이적으로 침범하며 부신 기능저하를 동반하는 대사성 뇌질환의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고 부신백질이영양증 등의 백질이영양증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긴사슬 지방산 (VLCFA) 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결과 C22:0 대비 C24:0의 증가 (1.42 [정상수치 <1.39]) 및 C26:0의 증가 (0.119 [정상수치 <0.023])를 확인하여 백질이영양증을 진단하였고, 이후 환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ABCD1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확인하여 최종적으로 부신백질이영양증을 확진하였다.

[ 고찰 ]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종종 어렵지만,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의 감별진단 중가역적으로 치료를 통해 호전시킬 수도 있어 향후 환자의 적절한 치료를 위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흔히 VITAMINS라는 약자로 언급하는 혈관성(Vascular), 감염성(Infectious), 독성-대사성 (Toxic-metabolic), 자가면역성(Autoimmune), 종양성 (Metastases/neoplasm), 손상성(Iatrogenic), 신경퇴행성(Neurodegenerative), 전신성/경련성(Systemic/seizures) 원인 등의 다양한 원인이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를 일으킬수 있지만, 여러 원인들을 감별하는데 중요한 검사는 뇌자기공명영상 검사이다.2

본 증례는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 환자의 감별진단에서 뇌자기공명영상의 광범위한 백질병변을 확인하여 병변의 분포와 크기, 패턴을 통해 의심되는 질환을 선택하여 확진하였다. 해당 환자의 광범위한 백질병변은 천막상부의 앞부분에서 분포하고 있으며, 양측성으로 병합되는 양상으로 관찰되었다. 성인에서 이와 같은 양상의 백질 병변을 보일수 있는 대사성 질환은 구형체를 동반한 유전광범위백질병증 (hereditary diffuse leukoencephalopathy with spheroids), 알렉산더병 (alexander disease), 이염백질뇌병증(metachromatic leukoencephalopathy) 및 X-연관 부신백질이영양증 (X-linked adrenoleukodystrophy)의 전두엽형 아형(-frontal variant)을 우선적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3–5 이에 추가적인 대사질환에 대한 검사를 통하여 해당 환자는 긴사슬 지방산 (VLCFA) 검사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었고, 유전자 검사를 통하여 ABCD1 유전자를 확인하여 부신백질이영양증을 확진할 수 있었다.

이 다양한 원인들을 감별해야하는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 진단에 있어, 빠른 감별진단을 위해 뇌자기공명 영상을 이용하여 흔한 원인에 대해 우선적으로 구별할 뿐더러 본 증례와 같이 빈도가 드문 질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한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할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뇌자기공명영상을 통한 감별은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 진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대부분 발병되는 대사성 질환 중에서도 성인형 부신백질이영양증은 40세 이상의 환자에서 매우 드물게 관찰되기에, 본 증례와 같은 중년의 환자에서 보이는 광범위한 백질 병변을 혈관성 및 염증성 원인에 의한 다른 백질 질환과 감별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본 증례를 통해 빠르게 진행하는 치매의 임상적 접근에 있어 뇌자기공명영상은 흔한 질환 뿐만 아니라 드문 질환의 감별진단에서도 병변의 위치와 크기, 형태에 대한 구별을 통해 진단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어 항상 임상적 중요성을 인식해야하겠다.

Fig1. (A) DWI B1000 and (B) ADC map show diffusion restriction on bilateral frontal-dominant white matter lesions including internal, external capsules and splenium of corpus callosum. (C) FLAIR shows hyperintensities as mentioned area. (D) T1-GD enhancing image shows rim enhancement on bilateral frontal lesions.

Re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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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Paterson RW, Takada LT, Geschwind MD. Diagnosis and treatment of rapidly progressive dementias. Neurol Clin Pract. 2012;2:187–200.
  • 3. Ahmed RM, Murphy E, Davagnanam I, et al. A practical approach to diagnosing adult onset leukodystrophies. J Neurol Neurosurg Psychiatry. 2014;85:770–781.
  • 4. Schiffmann R, Van Der Knaap MS. Invited Article: An MRI-based approach to the diagnosis of white matter disorders. Neurology. 2009;72:750–759.
  • 5. Ribeiro Galvão AC, Lopes Machado-Porto GC, De Gobbi Porto FH, Tavares Lucato L, Nitrini R. Adult-onset adrenoleukodystrophy presenting as a psychiatric disorder: MRI findings. Dement Neuropsychol. 2012;6:290–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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