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병원 신경과 문연실
근감소증 (sarcopenia)은 근육 섬유의 수 및 단면적의 감소로 인한 골격근의 근육량 감소를 의미한다. 그러나 최근 단순히 골격근 양으로 근육의 기능을 정의하기에 부족하다는 의견이 대두되며, 2010년 대부터는 근기능의 저하 개념으로 근감소증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근감소증의 진단기준은 여러 단체마다 다른데, 대표적으로 2010년 발표된 European Working Group on Sarcopenia in Older People (EWGSOP),1 2011년 발표된 International working group on sarcopenia,2,3 그리고 2014년 발표된 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4 의 진단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세 단체 모두 진단 기준에 ‘근육량’, ‘근력’ 및 ‘신체활동 수행능력’의 근감소증 3가지 요소를 모두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대부분 노화와 관련되어 나타나게 되므로 근감소증은 노인들에게서 많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한 일상생활 기능의 저하는 노인들의 장애, 시설 입소, 사망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근감소증의 위험 요인들로는 고령, 운동양의 감소, 단백질 섭취 부족, 호르몬 변화, 활성화 산소 및 스트레스 등이 꼽히는데, 대부분의 요소들이 치매 및 인지기능 저하 등의 위험 요인과 중복된다. 따라서 최근 많은 연구들에서 근감소증과 치매 및 인지기능 저하와의 연관성에 대해 보고하고 있으나 대부분에서 근육양과 근력을 별도로 구분하여 연구하고 있으며 아직 일관된 연구 결과나 그 병태생리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근육양의 변화가 인지기능의 저하 및 치매나 경도인지기능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적 미비한 것에 반해, 근력의 경우, 여러 연구에서 근력 저하와 인지기능 사이의 상관 관계에 대해 입증하고 있으며 많은 종단 연구에서도 이는 일관되게 입증되고 있다.5
근감소증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치매 및 인지기능 저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가 적으나, 염증성 싸이토카인 (pro-inflammatory and inflammatory cytokines), 인슐린양성장인자 1 (Insulin-like growth factor 1, IGF-1), 글루코코티코이드, 비타민 D 및 산화 스트레스 등 근감소증과 연관된 인자들의 이상이 뇌세포에도 동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한, 근감소증에 관련된 뇌의 구조적 변화에 대한 연구들도 근감소증과 인지기능 저하의 연관 관계를 밝혀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CT와 MRI로 대표되는 뇌의 구조적 영상이 있으며, 그 외에도 기능적 영상 또는 혈청, 뇌척수액을 통한 생체 표지자 등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태이나, 이 중 가장 활발히 연구된 것이 뇌영상과의 연관성이다. 아직 근감소증 환자의 뇌영상을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한 연구들은 거의 없으나, 단면 연구로는 많은 결과들이 발표되었다.6
근육양은 뇌구조적 영상 변화와도 일관되지 않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제지방양과 목 둘레는 뇌 부피와 관련이 있으나, 백색질 부피와 회색질 부피, 그리고 해마 등과 같은 특정 지역의 부피와는 관련이 없다는 결과들이 많이 있다. 악력을 평가한 근력의 경우, 백색질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는 연구는 많으나 전반적이 뇌위축과는 관련이 없다는 보고들이 있다. 그러나 하지 근력을 평가한 경우, 해마 부피의 위축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며 이는 보행과 뇌 구조를 평가한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는 결과이다. 치매의 초기 단계에서는 하지 근력 및 보행이 인지기능과 연관되어 지속적으로 감소되는 경향을 보이며, 중등도 이상의 진행된 치매에서는 본격적으로 근력의 저하가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치매의 예방, 진단 후 진행 속도의 완화를 위해서는 근력의 증가 및 보행을 이용한 운동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에 관한 최신 연구들이 속속들이 발표되고 있으며, 대부분 좋은 결과들을 보고하고 있다. 근감소증과 관련된 운동으로는 단연 근력 운동이 가장 먼저 제시된다. 많은 단면 연구들에서 근력운동의 효과를 보고하고 있으며, 12주간의 근력 운동으로 허벅지 둘레와 하지 근력의 상승을 확인할 수 있고, 이후 일정 시간 동안 근력 운동이 중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가 지속되며, 노인 환자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등도 이상의 강도로 30분 정도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일주일에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8
근감소증은 인지기능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치매의 진행과도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근육-뇌 축 ( muscle-brain axis)은 공통된 인자들의 역할을 통해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되며, 뇌구조적 영상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근감소증의 치료를 통해 인지기능의 저하 및 치매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근력 운동을 추천한다.